서울 양재동에 있는 국내 최대의 중고차 전문 백화점 서울오토갤러리의 송 대리는 최근 한 고객으로부터 감사의 편지와 꽃배달 선물을 받았다.
2주 전, 한 남자 고객이 중고차 구입 상담을 하러 송 대리를 찾아왔다. 그 고객은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하반신 장애인. 고생하는 부인이 얼마 전 운전면허증을 받았다면서 작은 차 하나를 선물해 주고 싶다고 했다.
중고차 매장 특성상 차를 보기 위해선 전시장을 여러 번 둘러보아야 하는데 이 고객에게는 무리가 되는 일로 보였다. 특히 송대리가 일하고 있는 서울오토갤러리는 지하 전시장이 5층 규모. 오르고 내리는 일이 휠체어로는 더욱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송 대리는 간단하게 PDA 하나로 그 자리에서 여러 종류의 차를 보여주고 상담해 계약까지 체결할 수가 있었다.
국내 최초로 무선랜 환경의 IP 텔레포니 시스템을 구축한 서울오토갤러리에서는 영업사원들이 PDA단말기 하나로 그동안 사무실안에서 하던 모든 업무를 사무실 바깥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다. 송 대리의 경우처럼 자동차의 사진을 PDA로 전송받아 고객에게 보여주고, 자동차에 대한 모든 기록과 정보들도 다운받아 알려줄 수 있다.
또 계약 체결시 보험가입, 인적 사항 확인 등을 위해 다시 사무실로 올라갔다 내려와야 하는 번거로움없이 PDA 데이터 전송시스템으로 전시장에서 모든 게 한번에 가능하다.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진 덕에 그 고객은 한번도 이동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자동차 계약을 하게 되었다. 어떠한 자동차 매장에서도 볼 수 없었던 환경을 접한 고객은 너무 놀라웠고, 감사의 뜻을 전달하게 된 것이다.
알리안츠생명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박 팀장은 고객과 자주 마주 대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다. 최근 회사내 통신 환경을 IP 텔레포니 시스템으로 전격 교체한 후 박 팀장은 마치 개인 비서가 생긴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한다.
오늘은 오전 9시, 서대문에서 고객과 약속이 있어 오전에 회사로 출근을 할 수 없는 날이다. 시간에 맞춰 약속장소에 갔는데 고객이 30분 정도 늦겠다고 연락해왔다. 건물 1층의 스타벅스매장에 들어가 30분동안이라도 업무를 보기 위해 노트북을 켰다. 스타벅스에는 무선랜 사용이 가능해 외근중에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박 팀장의 노트북에는 IP 텔레포니의 대표적인 솔루션 '소프트폰'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노트북이 인터넷에 연결 되자마자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P그룹 재무이사에게 사내 임직원 보험금 협상 문제로 문의가 온 것이다. 이 고객은 박 팀장의 회사 내선 번호로 전화를 한 것이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외근중인 박 팀장의 노트북으로 전화가 연결된 것이다.
보험 지급 내역에 대해 설명하던 박 팀장은 사내 인트라망에 있는 자료가 필요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자료를 보면서 설명해야 하는 중에 비밀번호를 수차례 입력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사내 인트라망에 접속하기가 번거로운 상황이었다. 자료를 찾는 동안 고객에게 집중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그는 누군가 대신 자료를 검색해서 필요한 부분만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 팀장은 사내 인터넷전화망 웹페이지를 연결해 같은 팀 이 대리의 이름을 클릭해 통화연결 유도를 시도했다.
박 팀장의 통화참여 메시지가 이재형씨의 전화기에 신호음으로 표시되자 그는 박 팀장에게 전화 접속을 했다. 고객과 박 팀장이 통화하던 전화망에 이씨가 접속하여 3명이 통화하는 형태가 불과 몇초안에 만들어졌다.
박 팀장은 필요한 자료에 대해서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 대리는 박 팀장과 고객의 통화내용을 들으면서 필요한 자료를 회사에서 알아서 전송했다. 통화하던 중 이 대리가 금액의 일부가 잘못되었다면서 정확한 숫자를 불러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내용을 고객은 들을 수가 없다. 박 팀장과 이씨 사이에 '위스퍼링' 기능이 설정되면 둘 만의 대화를 상대는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30분후 약속했던 고객과 상담이 진행 됐다. 그런데 고객이 지난번 통화시 보험사에서 지급하기로 한 보험급 지급일을 착각하고 있었다. 11월에 지급될 사항을 9월로 알고 있는 것이었다. 설명을 해도 안되자 답답해진 박 팀장은 할 수 없이 노트북 소프트폰에서 3일전 통화내용을 찾아서 고객에게 들려주었다. 자신의 통화내용을 듣고 난 후 그 고객은 이 사항에 대해서 인정하게 되었다. 인터넷 전화는 음성정보가 데이터처럼 저장되기 때문에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했지만 오늘은 독일 본사와 월간 컨퍼런스 콜이 있는 날이다. 독일과 시차 때문에 저녁 10시부터 회의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가족들과 저녁 약속이 있는 날이어서 퇴근을 서두른 박 팀장은 밖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왔다. 10시가 되자 노트북을 집에 있는 무선랜에 연결했다. 박 팀장은 한창 장난기많은 6살짜리 아이때문에 집에서 업무를 볼 때는 조용한 방에 있어야 한다. 인터넷이 거실 PC에 연결돼 있어 자신의 방에는 무선 라우터를 설치해 사용한다.
컨퍼런스 콜은 1시간 계속됐다. 회의가 끝나고 나오자 박 팀장의 부인은 '그렇게 오랫동안 국제전화를 집에서 사용하면 요금이 얼마인지 아느냐'며 계산기까지 들고 나설 태세다. 박 팀장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전화는 PC에서 사용할 경우 국내, 국제 전화 모두 전화비가 전혀 부과되지 않고 일반전화도 훨씬 저렴하다고 설명하자, 부인은 이제 집전화도 인터넷 전화로 바꿔야겠다며 서비스 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 확산되는 'U-워크' 환경 유비쿼터스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유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해 모든 정보기기가 연결되는 사회가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단순한 네트워크 연결이 아닌, 외부 어떤 곳에서도 사무실 환경과 똑같이 일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사무실(U-워크)'은 성큼 우리앞으로 다가왔다.
U-워크 환경이 실현되면 출퇴근으로 허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사무실 운영 규모를 줄여 장기적인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시간의 효율적인 사용으로 현대인에게 턱없이 부족했던 여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효용성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U-워크 환경은 업무의 질을 높이고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궁극적인 이점을 기업에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U-워크 환경은 단순히 무선 노트북이나 휴대 전화만으로 실현될 차원은 아니다. 사무실밖에서도 사무실과 같은 무선랜 환경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고 근무자들도 무선 노트북, PDA, 인터넷 전화 등 장비들이 구비되어야 한다. 즉 외부적 네트워크 환경 구축과 그에 맞는 다양한 U-워크용 디바이스들의 이용이 우선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 환경이 갖추어 졌다고 해서 U-워크가 당장 실현되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U-워크가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문화가 달라져야 하고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U-워크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원들이 회사 밖에서도 사내에서처럼 성실하게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과 신뢰 없이는 U-워크 환경이 일반화 되기는 힘들다.
한국과 중국처럼 아시아 문화권에 속한 기업들이 전통적 고객관리 방법, 조직관리 방법을 바꾸면서 U-워크 환경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보편적 견해이다.
◆ 유비쿼터스 시대의 요충지 '한국' 세계적인 모빌리티 솔루션 전문업체 어바이어가 지난 5월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IDC(www.idc.com)와 함께 U-워크 환경 구축에 대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 간부들 1천66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놀랍게도 아시아태평양 전역의 기업 간부들을 통해 얻어낸 통계자료는 일반적인 견해와 사뭇 다른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문화권에서는 기업의 고객 관리 방법, 팀간의 결속, 조직의 문화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은데도 오히려 U-워크 환경 도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U-워크에 대한 신뢰성과 도입 효과에 대한 기대가 다른 지역보다도 우리나라에서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당신은 직원들의 원격근무에 대해서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기업 리더들이 갖는 U-워크 환경에 대한 신뢰도는 70%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국은 87%라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또한 조직 통제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서도 역시 한국이 30% 미만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통계 결과는 한국의 기업 리더들이 U-워크 환경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U-워크 환경 구축을 보다 빨리 확장시키게 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당신은 조직 통제력 상실 때문에 원격근무 환경 구축이 우려되는가다른 나라보다 왜 한국의 경우가 U-워크 환경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일까. 이와관련 어바이어와 IDC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 리더들은 비즈니스와 관련된 중요한 연락을 놓치고 있다는 불안감을 강력히 나타냈다.
'누군가와 연락이 안되서 처리할 수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연락이 안 되는 경우의 90%는 비즈니스 미팅이나 고객의 요구를 응대했어야 하는 일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많은 기업 간부들은 이동성이 보장된 모든 기술을 이용해서 비즈니스 성과를 높일 수만 있다면 그것이 관습적인 기업 경영 방식에서 다소 벗어나더라도 훨씬 유용하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누군가와 연락이 안되 처리할 수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었나실제 국내에서 U-워크 환경을 도입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자동차 전시 판매장인 서울오토갤러리는 지난 2003년 어바이어의 무선 기반 IP 텔레포니를 구축해 원격근무 환경을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
6개월 전 부분적인 원격근무 환경을 도입한 한국IBM은 이달초부터 상시적인 시스템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삼성석유화학에서도 지난 6월부터 공정 운전 정보 시스템을 도입하여 관리자가 공장현장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네트워크로 업무 진행을 파악하고 지시할 수 있게 되었다. 국내 알리안츠생명도 지난3월 VoIP전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노트북에 소프트폰 시스템을 탑재해 노트북과 인터넷 전화를 단일 플랫폼화시켰다.
공공기관에서도 U-워크 환경이 서서히 도입되고 있다. 서대문 구청도 민원전화를 모두 VoIP전화로 교체해 구청직원들은 구청 밖에서도 언제든지 민원접수 전화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제 당직근무 시간 내내 구청 안에 있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어바이어코리아 디네쉬 말카니 대표는 "초기 구축 단계의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은 U-워크 환경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요즘같이 나날이 분산화되는 근무 환경에서는 사무실의 물리적 공간이 그다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직원들이 언제 어디에서나 정보를 액세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사무실에서 좋은 책상을 제공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초고속 인터넷망 확산을 통해 세계적인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한 우리, 유비쿼터스 혁명의 시대에도 선두주자로 부상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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